발리: 패키지여행속의 자유를 찾아 

그 모든 짜증을 날릴 정도의 자연의 경이로움!

한참을 말도 못하고 바라만 보고 있었다.


작성자 : bapul (dkc0813@hanmail.net)

여행기간 : 2002년 6월 


발리여행에 앞서 자유여행이냐, 패키지여행이냐를 두고 무던히도 고민을 하던 나는 결국 부모님을 모시고 가기엔 패키지여행이 조금 더 편하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대한항공전세기를 이용 발리여행을 다녀왔다.

출발전, 300명의 전세기 이용여행객 중 우리가 투숙할 호텔 (멜리아발리)에는 달랑 우리가족 3인만 투숙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내심 좋아했었다. 누사두아지역에 있는 호텔투숙객들과 연계해서 관광을 하게 되는 줄 알았기 때문이다. 적어도 2~30명은 될터이니, 우리는 그냥 호텔에서 쉬겠다고 티안내고 빠져도 무방할 듯 싶어서였다. 또한 기왕이면 한국인 투숙객이 좀 적은 호텔에 묵고 싶었다. 그것이 내가 하얏트(사누르)호텔과 멜리아발리 사이에서 고민하다 멜리아발리로 결정을 내린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하얏트에는 약 50명정도가 투숙했다.)


1. 전담 가이드와 차량

호~~ 그런데 막상 발리공항에 도착하고 보니, 우리가족 3인의 이름을 적은 피켓을 들고 전담가이드가 떠~억 나타나있지 않은가.. 어안이 벙벙한채 9인승 일제 미츠비시 차량에 탑승하여 호텔로 향했다. 발리는 호텔간 거리가 멀어서 그런지, 아니면 인건비가 싸서 그런지.. 우리뿐 아니라 다른호텔에 묵은 커플에게도 전담기사와 가이드가 배정되었다고 들었다. 물론 그 커플외엔 그 호텔에도 다른 전세기이용 투숙객이 없었다.

선량한 눈매를 지닌 우리의 가이드는 3개월간 학원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그 후론 혼자 독학을 하고 있는 1살8개월짜리(그의 표현을 빌자면!) 아가의 아빠였다. 사람은 착하고 시간약속도 잘 지키며 좋은데, 갑갑하기는 이루말할 수가 없었다. 내생각엔 어느정도 한국어구사가 안된다면 차라리 영어를 할 줄 아는 가이드가 더 나을 듯 하다.

우리에게 주어진 2일간의 자유시간을 원래는 래프팅과 데이 쿠르즈를 하면서 보낼 생각이었는데, 호텔의 정원과 수영장, 그리고 해변이 아기자기하면서도 예쁘게 꾸며져있어 하루정도는 호텔에서 푹 쉬는것도 좋을것 같아 래프팅은 생략하기로 하였다.

문제는 데이쿠르즈... 우리가족은 고민에 빠졌다. 만약 우리가 선택관광을 하나도 안할 시 저 착해보이는 가이드와 기사가 공치는 것은 아닌지.. 원래 이번 패키지여행은 모든 팁이 다 포함되어있는 상품이었다. 하지만 막상 우리가족만을 위해 애쓰는것을 보니 좀 그랬다.. 그렇다고 선택관광에 있는 퀵실버는 정말 하고 싶지 않았다. 가격을 떠나서, 몇백명씩 타는 대형 쿠르즈보다는 50명미만의 좀 작은 배를 타고 싶었다. 또한 내 마음이 이미 세일센세이션이나 아일랜드 익스플로러쪽으로 많이 기운상태였기도 했다.

고심끝에 어머니가 여행 이틀째 가이드를 조용히 호텔로비 한켠으로 데리고 갔다. 요지는 '우리가 나이가 많아 관광일정을 쫓아가기가 힘에 부친다. 정해진 일정이외의 자유시간은 그냥 푹 쉬면서 휴양을 하고 싶다.
우리가 선택관광을 하나도 못해 가이드에게 좀 미안해서 약간의 팁을 준비했다' 그리고선 봉투에 넣어 전달~ 400,000루피아 (약 45불) 적다면 적고, 팁으로만 보면 좀 많은 듯도 하지만, 그래도 그 뒤로 마음편히 다닐 수 있어서 좋았다. 마지막날은 아예 가이드가 나서서 목공예마을, 은세공마을등의 관광을 하실거냐고 되레 물었다. 물론 우리는 가고 싶지 않았기에 오전에 있던 울르와뜨 절벽사원 방문을 오후 늦게로 미루고, 오전내내 자유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 데이쿠르즈 예약

관광 1일차: 오전에 따나롯해상사원 방문 후 우리는 워터붐파크로 향했다. 따나롯 해상사원을 본 나의 느낌은 글쎄.. 스케일이 좀 큰 것 빼놓고는 지난 7월에 모처럼 자세히 제주도 여행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남원큰엉해안경승지나 주상절리가 훨씬 나은 것 같다. 우리가 너무 한낮에 가서 더위를 먹어 그렇게 느꼈을 수 있겠다. 석양이
질 무렵이나 이른 아침에 방문한다면 또 다른 멋이 느껴질 수도 있을 듯..

마침, 아가의 삼개월째 생일 잔치를 사원 어귀쪽에서 하고 있어 구경을 하였다. 우리나라는 100일, 1년 등을 기념하는데 발리사람들은 3개월, 3백일 등을 기념하다고 한다. (가이드가 "3"자를 한참 얘기했는데, 30일인지, 3개월인지 조금 헷갈림..--+) 마을사람들과 아가의 부모가 옷을 정성스레 차려입고 우루루 몰려서 어디를 다녀온다. 아마 사원쪽에 가서 기도를 드리고 오나보다. 좀 특이한것은 사람들이 다 지켜보는 앞에서 아가엄마가 아가에게 가슴을 드러내놓고 젖을 먹이는 것이다. 남편은 그 옆에 나란히 앉아서 지켜보고 있고... 아마도 아가가 무럭무럭 잘 자라라는 의미인것 같다고 나름대로 추론해본다. 여하튼 따나롯까지 오가며 발리의 시골길과 일상을 구경할 수 있어 좋았다.

워터붐에 도착하여 부모님은 나무그늘 선탠의자에서 쉬시는 동안 나는 Lazy Pool을 둥둥 떠다니기를 몇차례나 하였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린자녀들과 함께 하는 부모들의 모습이 참 좋아보였다. 겁이 많은 나는 워터슬라이드 옆에는 가보지도 않고, 서둘러 데이쿠르즈 예약을 하러 밖으로 나왔다. 5시에 다시 워터붐 정문에서 가이드와 부모님을 만나기로 했기에 약 1시간의 여유가 있었다.

1시간에안에 어떻게하든 예약을 꼭 해야했기에 마음이 약간 조급했다. 워터붐에서 마타하리 백화점으로 걸어가며 눈에 띄는 여행사는 모두 들렸다. 총 7~8군데를 들렸는데 결론을 말하자면 제일처음 갔던 여행사가 가장 저렴했다. 예전에 BO님의 후기에서는 35$까지도 가능하다고 본 것 같은데 내가 네고능력이 없어서 그런지 의외로 할인폭이 적었다. 인터넷에서 제시한 그 가격을 거의 모든 여행사가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 (1인당 49$, 4인이상 45$)

워터붐을 나와서 마타하리쪽 방향 가장 처음 있는 여행사에서 1인당 43$까지 해주겠다고 하였다. 래프팅은 어느 종류를 막론하고 25$에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본인 핸드폰번호랑 약속한 금액까지 브로셔에 적어주었다. (Mr. Made: 081-856-8378)

하지만 좀 더 둘러보고 오겠다며 마타하리백화점까지 간 나는 결국 시간에 쫓겨 마타하리백화점 후문쪽에 있는 (사실 정문인지 후문인지 잘 모르겠음.. 하여간 대형 출입구 앞에 있는 여행사 가판대) 여행사에서 1인당 45$에 예약을 하고 말았다. 그 청년은 내가 다른 여행사에서 제시한 43$까지 보여주면서 가격을 네고하려 했으나, 오히려 나에게 이렇게 일렀다. '발리에 여행사가 얼마나 많은 줄 아느냐? 그리고 싼게 비지떡이다. 무조건 싸게 해준다고 해놓고 해당일에 픽업 안나타나는 곳도 부지기수다. 그렇게되면 너는 일정 모두 망치는거다.' 시간도 촉박한데다 듣고보니 또 그럴싸한것 같아, 그냥 거기에서 예약을 하고 말았다...

어쨓든 계약서는 정말 꼼꼼하게 써주었다. 예약금은 하나도 안걸고, 당일 배타러 가서 직접 내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아일랜드 익스플로러에서 1인당 49$씩을 내라는 것이었다. 계약서를 보여주었더니 그제서야 45$씩을 내라고 한다. 솔직히 나는 계약서를 써야하는줄도 몰랐다. 그냥 여행사에다 구두로 예약하면 되는줄 알았다.
여러분도 계약서 꼭 챙기시기를 바란다. 그리고 금액외에도 타고자하는 배의 종류를 분명히 명시하여야 한다. 이것과 관련 탑승시에 유럽에서 온 듯한 젊은이 일행과 아일랜드 익스플로러 측과 큰 분란이 있었다. (나중에 자세히 설명하겠음)

아일랜드 익스플로러외에 마음에 두었던 세일센세이션은 취급을 안하는 여행사가 많았다. 이름을 모르는 여행사도 있었다. 70$이하로는 불가능해보였다. 발리에 가기전 contact했던 한 발리 현지 가이이드는 65$까지 가능할 것 같다고 하며 좀 더 노력해보겠다고 하였다. 기회가 되면 이 현지 가이드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싶다. 내가 너무 급박하게 연락을 해 결국 만나지는 못했지만 이메일을 여러통 주고 받았는데, 일처리가 깔끔한게 프로냄새가 확 난다. Balibestforum사이트에서 어떤 호주인이 추천을 해서 연락을 취해보았는데, 영어도 무척 잘하고 열의가 있어서 좋았다. (하긴 내가 한국에서 가장 크고 명망있는 여행관련 사이트 "아쿠아"의 회원이라고 한 줄 썼더니 더 성의를 보이는것 같다.^^)

3.멜리아발리솔

누사두아 지역에 위치한 멜리아발리솔은 스페인계 호텔체인이다.
투숙객이 차에서 내리면 징을 울리며 환영하고 체크인을 하는동안 웰컴드링크와 시원한 물수건을 준비해준다. 이러한 서비스는 발리의 웬만한 호텔에서는 이루어지는 것 같다. 입구와 로비가 무척 마음에 든다. 천정은 높고 벽화가 그려져있으며 사방이 기둥으로 탁 트인 느낌이 든다. 입구에서는 저녁이후론 3인조 악단이 발리전통음악을
연주하고 2인의 어린소녀들이 전통댄스를 춘다. 우리는 외출했다 들어오면 항상 입구 양쪽에 있는 소파에 앉아 춤을 감상하고 바람을 쑀다.

객실: 솔직히 객실은 평범.. 입구와 로비가 멋있어서 너무 큰 기대를 해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보통 Superior룸에 extra bed를 하나 더 넣어 침대가 3개나 되다보니, 룸안에 원래 있던 소파도 놓을 자리가 없어서 치워버린듯 했다. 지은지가 오래되서 그런지 룸안의 가구나 욕실이 좀 오래된 느낌..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가 좀 크게 들려 한 예민하는 나는 신경에 좀 거슬렸다. 그래도 발코니에서 보이는 정원이 아름답고 아침마다 들려오는 새소리는 좋았다. 멜리아솔은 모든 객실이 정원으로 둘러싸여 오션뷰가 없다고 한다. 우리는 3층의 코너쪽 룸이었는데 가든뷰룸이 이렇게 좋은지는 처음 깨달았다. 아쿠아 생수가 매일 3병씩 무료제공되고 룸클리닝 수준은 만족스러웠다. 아버지 T-셔츠를 laundry에 맡겼었는데, 한 3,000원정도..

수영장, 비취 그리고 정원: 그리 크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꾸며져 있다. 어차피 호텔수영장에서는 수영하는 사람보다는 선탠의자에서 책을 읽거나 휴식을
취하는 사람이 많으므로 크기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것같다. 비취는 수영장과 바로 이어져 있어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재미도 솔솔하다. 우리가족은 수영장보다는 비취에 놓여있는 선탠의자에 있는것을 좋아해서 아침먹고 나서 일찌감치 가서 자리를 잡아두었다. 멜리아발리에는 동양인보다는 서양인, 특히 유럽계 사람들이 많아 나무파라솔로 된 그늘밑보다는 땡볕에 나가 선탠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오히려 우리관점에서 볼때 파라솔밑 명당이 자리가 남을때도 많다.

비취에서 왼쪽으로 쭉 올라가다 보면 누사두아 지역의 각 호텔들을 엿볼수 있다. 그냥 들어가서 돌아다녀도 별다른 제재를 하진 않는다. 쉐라톤 라구나, 쉐라톤 누사인다, 누사두아 비취 호텔 등.. 비취쪽 정경은 거의 비슷하고 수영장은 다른 호텔들이 좀 더 넓직해보이고 갯수도 더 많은 것 같다. 그래도 며칠묵었다고 정이 들어서 그런지 개인적으론 예쁜 정원으로 둘러싸인 수영장의 아름다움은 단연코 멜리아발리가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호텔마다 데일리프로그램 (수중 에어로빅, 수구 등)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었다. 멜리아발리의 데일리프로그램 중 수영장에서 하는 에어로빅과 체조등을 이틀간 참여했었는데, 강사의 수준이 상당히 높았다. 한 30분남짓 따라했는데 온몸이 뻑적지근.. 예전에 푸켓 클럽메드 등에서 하던 에어로빅보다는 훨씬 전문적... 풀에서 하는 운동외에도 발리댄스배우기, 코코넛나무 오르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조식: 실내에는 컨티넨털식 (각종 치즈, 햄, 크로아상과 호밀바게트 등의 빵류), 시리얼과 과일쥬스등이 세팅되어 있고 야외에는 오믈렛등의 즉석요리나 그 외 따뜻한
음식들이 준비되었있다. 맛도 괜찮지만 야외에서 먹는 느낌도 좋고 실내에서 정원을 보면서 먹는 기분도 정말 환상이다. 하지만 우리 부모님이야 워낙 빵과 햄/치즈류를 좋아하셔서 아무 문제 없었지만, 얼큰한 찌게나 국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별로 드실게 없을 듯..


4.아일랜드 익스플로러 탑승기

오전 8시에 픽업을 오기로 한지라 전날 약간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 2시반에 일어나 한국에서 준비해온 키미테를 주무시고 계신 부모님 귀에도 하나씩 붙였다. 키미테 만진 손으로 눈비비면 실명할 수 도 있다는 무시무시한(!) 소문을 들은지라 비누로 뽀드득 여러번 씻어냈다

드디어, 결전의 날! 8시가 약간 못되어 로비에 나가보니, 각종 쿠르즈 회사에서 나온 픽업요원들로 붐볐다. 조그마한 피켓을 들고 나온 회사도 있건만, 어떤 현지인 아저씨가 조금맣게 중얼거리고 계셔서 가까이 가보았더니, "쵸이, 쵸이"를 읊고 계셨다. 봉고차에는 대만부부1쌍이 이미 탑승해 있었고 가는길에 이름모를 조그만 호텔 한 군데를 더 들려 서양인 1 커플을 더 태웠다.

베노아항에 도착해보니 우리가 조금 늦은편인가 보다. 다들 기다리고 있어 사진도 못찍고 승선.. 우리만 Fun Ship이고 같이 봉고에 탔던 일행은 모두 yacht행~ BO님의 여행후기에 워낙 상세하게 잘 설명되어 있어 길게 설명은 안하겠다. 하지만 yacht는 정말 그늘막 하나없이 땡볕에 앉거나 누워야만 하는 형국인지라, 태양을 정말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좀 고역스러울 듯.. 그래도 외국인들은 yacht를 못타 안달이니..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데 뒤편에서 큰 소리가 오간다. 승무원들과 한 무리의 서양인들 사이에 언쟁이 있다. (생김새와 억양으로 보아선 남유럽계인 듯..) 요지인즉, 서양인들은 yacht를 예약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승무원들은 너희가 예약한것은 Fun Ship이라는 것. Yacht는 이미 정원이 넘어서 더 이상 탑승 불가한 상태이고.. 주먹다툼까지는 아니지만 약간의 삿대질로 분위기 정말 살벌..

한 남자 승무원 단호하게 말한다. '너네들, 마음에 안들면 내려, 너 같은 사람 태우고 가다 계속 말썽 피우면 곤란하니 환불해줄테니 당장 내려' 물론 서양애들 맞받아친다. '왜 우리가 내려야하냐, 아일랜드 익스플로러 측에서 제대로 organize를 못해서 이렇게 일이 꼬였는데, 지금 내리면 우리 시간은 누가 보상해주냐'

무지 건방지게 떼로 덤비는 서양애들앞에서도 절대 기죽지 않고 더 터프하게 나오는 현지인 승무원을 보고, '음.. 이 배 믿을만 하구먼..' 배가 출발한뒤 그 승무원, 그래도 발리인 특유의 유머 한마디 '너네 계속 땍땍거리면 바다 한가운데다 떨구어놓고 안 데리고 온다~~"

누구의 잘못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쨓든 계약서에 탑승희망배를 제대로 명시 하는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우리가 거의 마지막으로 탔건만 테이블이 하나 남아있길래 좋아라 하고 앉았는데 알고 봤더니 바로 앞에 화장실이 있다.--+ 우리와 같은 테이블에는 "신다"라는 자바섬에서 왔다는 여성이 있었는데 정장을 입고 있어 약간 의아해했더니, 코코넛리조트 inspection을 하러 간단다. 좀 자세히 물어보려고 했는데, 멀미가 심한지 이내 안으로 들어가서 뻗는다. 가는길에 발리하이며 바운티쿠르즈배며 여러 대형배가 보인다. 사람들이 갑판에 빽빽하게 서있는걸 보니 역시 소형배를 택한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약간 지루해질 무렵(1시간 반정도), 배는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 스노클링/코코넛리조트/반잠수함 등으로 원하는 일정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 우리는 먼저 반잠수함을 타기로 결정, 조그만 보트를 타고 반잠수함 타는 곳으로 이동.. 그런데... 아주 작은 배 앞에 멈추더니 그 위 양철드럼통같은데로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란다.
아니, "녹슨" 양철드럼통이라고 덧붙이고 싶다!

총 5명이 들어갔는데 (6명쯤 들어가면 꽉 찰 듯), 갑자기 위에서 뚜껑을 탁 닫는다. 으.. 폐쇄공포증이 있는 나는 약간 답답해지려고 하는 찰라, 위를 보니 공기가 통할 수 있게 틈이 보인다. 모터소리가 나며 작은배가 통통통통 움직인다. 바다밑과 물고기들을 볼 수 있는데, 음.. 부모님께 민망해서 혼났다. 이건 내가 상상했던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물고기가 아니잖아.. 드럼통안의 유리색때문에 그런지 전체적으로 갈색배경에 반잠수함이라고 명명하기가 무색..

다시 조그만 보트를 타고 원래의 배로 와서는 스노클링을 시도. 다른 사람들은 전부 구명조끼 없이 그냥 잘도 하고 있었지만, 배영만 그럭저럭 하는 나는 승무원에게 물어 내것과 아버지것을 받았다. 그런데 이상하다.. 불과 몇달전에 친구들과 푸켓에 갔을때는 정말 재미있게 잘 놀았는데, 이번에는 왜 그리 떨리고 몸에 힘이 들어가는지... 아무래도 그때는 수영잘하는 친구들과 한국인 안전요원이 배에 있어서 심적으로 안심이 되었던것 같다. 바닷물은 또 왜 이리 차게 느껴지던지.. 결국 한 10여분 엉거주춤거리다 다시 배위로~~ 그런데 확실히 발리의 바다는 괌이나 푸켓보다 못한것 같다. 그래도 아버지가 바다를 왔다리갔다리 여러번하시는걸 보니 마음이 뿌듯했다.

바베큐점심식사는 아직 화려하지는 않아도 먹을만하다. 닭다리,생선 등을 그릴에 구워주고, 밥과 스파케티를 같이 비벼먹으면 간도 잘맞는다. 음료가격도 1~2천원정도. 올때는 신선한 과일을 준비해준다.

점심식사 후 우리는 코코넛리조트로 갔다. 작은보트를 타고 섬에 내려 약 30m 걸어올라간다. 백사장이 넓지 않고 모래가 부드럽지도 않다.. 뭔가 부유물이 떠다니는데, 솔직히 바다는 뭐 그저 그랬다. 내려서는 보트를 운전하신 분께 몇시까지 데리러 오라고 약속을 하여야 한다. 리조트에서 투숙하는 사람들과 Guest용 풀이 분리가 되어있어 우리는 Guest용 풀로 갔는데 다들 스노클링을 하느라 그런지 리조트풀에는 우리와 한 독일인 부자만 있었다.

크지않은 풀이지만 색깔이 너무 예쁘고 앞으로는 바다가 펼쳐져 있다. 마치 풀과 바다가 잇닿은 듯 하다. 선탠의자가 4~5개 있고, 풀속에도 파라솔이 있고, 계단식으로 되어있어 그냥 앉아서 바다감상을 할 수 있다. 한가지 흠이라면 어디선가 모터돌아가는 소리인지, 발전기 돌리는 소리가 나면서 가스냄새 같은게 심하게 났다. 리조트속은 볼 수 없었지만 방갈로처럼 지어져있었는데, 글쎄.. 나라면 하룻밤 묵고 싶지는 않을 듯..

거기서 1시간 반쯤 쉬다가 다시 보트를 타고 배로 오니 바나바보트를 타느라고 다들 신이났고.. 승무원들은 전반적으로 친절하고 유머러스한데, 아주 적극적으로 승객들에게 관심을 보이지는 않기 때문에 좀 얌전하거나 소극적인 분들은 보다 활발하게 나서야 할 것 같다.

올때는 갈때보다 조금 더 빨리 온것 같고, 파도가 훨씬 거세서 멀미하는 사람들이 좀 있었다. 우리는 올때도 화장실앞 테이블에 앉았다가 물세례를 받았다. 그만큼 배가 많이 흔들렸는데, 래프팅하는것처럼 재미있었다. 다음날 퀵실버를 다녀온 한국인 커플을 만났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스노클링하느라 좀 늦게 배에 탔더니, 올때는 자리가 없어 서서 오느라 멀미도 나고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대신 승무원들이 한국말도 잘하고 다채로운 쇼등을 준비하는점들은 좋아보였다고..

아일랜드 익스플로러의 장점이라면, 스노클링이나 바나나보트 등을 하기 어려운 연세드신분들이나 물 공포증있는 분들의 경우 코코넛리조트가서 그냥 쉬셔도 되고, 스노클링 매니아들은 점심먹는시간 빼고 줄기차게 물속에 계셔도 장비나 일정에 전혀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대형쿠루즈에 비해 덜 번잡스럽고 여유있어 좋다. 하지만 동양인이 거의 없기 때문에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간단한 영어회화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5. 맛사지

패키지 상품에 포함되어 있는 1시간 짜리 오일맛사지는 그런대로 괜찮다. 각자 원하는 향을 선택한 후 (로즈마리,쟈스민,일랑일랑 등), 이층으로 갔더니 좀 허접해보이기는 해도 커튼 칸막이와 조그만 개인용품 사물함이 있어 프라이버시가 보장된다.

먼저 꽃잎이 띄워져있는 대야에 발을 담그면 간단하게 발을 씻겨준다. 이어, 1회용 팬티를 입은 후 침대에 엎드리면 긴 천으로 몸을 덮은 후 1/4씩 들추어가며 하는 다른 맛사지와 비슷한 형태로 진행된다. 나에게는 너무 아프지도 부드럽지도 않은 적당한 수준이었다. 아주 청결한 느낌은 없었지만 맛사지해주신 분들이 순박하고 친절해서 만족스러웠다. 잔돈이 별로 없었던 우리는 탈탈 털어보니 24,000루피아정도가 되길래, 할 수 없이 부모님과 나를 맛사지해준 3분을 불러 모아서 ‘우리가 잔돈이 없어 그러니 8,000루피아씩 나누어 가지세요’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게 그렇게 재미있는지 서로 쳐다보며 키득키득 웃고, 나중에 1층으로 내려와 야자열매차를 주면서도 연신 싱글벙글이다.

관광 마지막날 또 한번 스파나 맛사지를 받을 요량으로 여기저기 알아보았다.

우선 우리가 투숙했던 멜리아발리솔의 스파를 직접 방문해 보았는데 바닷가쪽에 위치한 스파센타는 호텔안에 있어 그런지 깨끗하고 분위기도 고즈넉하니 괜찮아보였다. 커플룸도 있는데 1룸밖에 없어 이용하려면 사전예약 필수! 하지만 tax와 service charge까지 무려 21%나 더 내야하는게 왠지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가 원하는 시간엔 이미 예약이 다 되어있어 포기.


허브밀크스파: 2시간, 66$ (tax, service charge 포함)
스크럽 & 마사지: 90분, 58$ (tax, service charge 포함)

호텔방에 발리가이드란 책자가 있어 맛사지와 스파부분을 살펴보았었다. 꾸타 지역에 있는 “Body Works”와 Mathilar 어쩌구 (?)가 괜찮아보여 전화를 했었다. BodyWorks는 어딘가 후기에서도 괜찮다는 평을 들은 것 같다. BodyWorks I,II가 있는데, 2시간짜리 스크럽 & 맛사지가 26$이라고 했다. 대신 자쿠지 이용이나 스파는 없다고 했다. 왔다갔다 택시비를 감안해도 저렴한 듯 해 예약하려고 했더니 두군데 모두 예약완료--+ 오전 10시부터 open을 하는데, 가격이 싸서 그런지, 맛사지를 잘해서 그런지 인기폭발.

다음은 Mathilar(?)라고 하는 좀 럭셔리어스해보이는 스파센터에 전화를 해보았더니 2시간짜리 스크럽 & 맛사지가 65$~75$ 정도란다. (으.. 정확한 이름이 생각이 잘 안난다.. 발리가이드라는 책자에서는 Mathilar라는 사람이 인도네시아 화장품업계의 대모로서 스파와 맛사지, 뷰티싸롱등의 체인을 많이 갖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전통 화장품도 개발했다는 식으로 잔뜩 써놓았었다.) 왕복호텔 transfer를 해준단다. (자세히는 못물어보았는데, 꽃물목욕도 포함되어 있는 것 같다.) 발리 각 지역에 체인센타가 있는데, 나는 누사두아점에 전화를 했었다. 왕복이동시간에 2시간을 더하면, 점심때 픽업하기로 온 가이드와 시간을 맞추기 어려워 아쉽지만 포기..

점심때 한국인 커플을 식당에서 만났는데, 그 커플은 여행사에서 제시한 선택관광 패키지를 거의 다 하였다. 퀵실버,스파,인코발리 맛사지, 짐바란씨푸드 등.. 스파는 45$이나 주었는데, 역쉬 많이 아팠다고 하며 꽃물목욕 자쿠지가 너무 작아서 둘이 들어가면 그냥 쪼그리고 앉아야 할 정도라며 차라리 인코발리 맛사지가 훨씬 추천할 만 하다고 하였다. 인코발리의 2시간짜리 경락 맛사지가 가격대비(공식가격30$, 발리레포츠를 통하면 15$에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으나 맛사지만 달랑 부탁드리기가 염치없고 그래서리..) 만족스럽다는 평을 많이 읽었지만 경락맛사지는 한국에서도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우리는 그냥 스크럽과 맛사지를 받기로 했다.

호텔안에는 스파센터외에도 Fitness Center에서하는 맛사지가 있었는데, 20% 할인에다가 만약 룸에 달아놓지않고 직접 Fitness Center에 지불하면 tax와 service charge를 안내도 된단다. 호텔직영이 아니라 자신들은 임대매장이라 그것이 가능하다나.. 결국 48$짜리 90분 스크럽 & 마사지를 20% 할인한 34$에 받았다.

분위기는 전형적인 체육관 물리치료센터쯤으로 상상하시면 된다. 음악도 안틀어주고, 무엇보다 너무 추워서 감기걸리는 줄 알았다. 1회용 팬티나, 몸을 덮을 천도 안주어서 똑바로 누워서 받을때는 무지 민망… 똑같은 맛사지 센터라도 하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인 듯.. 나는 너무 강하게 해주어서 아파 혼났는데 어머니는 손으로 쥐다 말다 한 것 같다고 하시니..

45분간의 맛사지가 끝나면 스크럽을 시작.. 몸전체에 스크럽제제를 바르고 약 1~2분 건조되기 기다린 후 문지르기 시작하는데, 맙소사.. 나는 처음에 무슨 철수세미로 문지르는줄 알았다. ‘내 연약한 피부 다 쓸리겠구만’ 하고 억지로 참고 있는데, 엎드려서 바닥을 보니 뭔가 후두둑 후두둑 떨어지는데 헉.. “때”라고 하기엔 그 양과 크기가 너무 엄청나서.. 각질과 건조된 스크럽제제가 같이 떨어져 나오는데 나중에 한 2쓰레바퀴 이상을 쓸어내야했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이 그렇게 아팠는데도 피부가 빨갛게 됬다던지, 어떤 부작용도 없다는것이다. 어머니도 너무 아프셨다는데, 피부는 보들보들 말짱했다. 나중에 회사에 돌아와 예전에 발리를 다녀온 동료에게 물었더니, 그 친구 받을때도 너무 아파 피부 다 벗겨지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스크럽해주시던 분이 ‘노 쁘로블램, 노 쁘로블램’하면서 들은척도 안하고 계속 빡빡 문질렀다고 한다. 또한 철수세미가 아닌 손으로 온몸을 구석구석 문지른다. 아마 물기가 하나도 없어 더 아프게 느껴지는 것 같은데, 여하튼 받고나니 몸이 개운하고 피부가 좋아졌다.

여담으로 몇달 전 푸켓에 갔을때 클럽메드와 "까타하이드어웨이"등에서 3일연속 맛사지를 받았었다. 클럽메드는 가격은 좀 비쌌지만, 청결함과 직원들의 친절도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5분마다, '하우 어바웃 더 쁘레셔, 마담?'하며 고객의 반응을 살피며, 맛사지도 더 우아하고 섬세하게 공주 대접을 해주었던 것 같다.

"까타하이드어웨이"는 아쿠아 회원분들이 강추를 해서 갔었는데, 클럽메드에서는 걸어서 5~10분거리이며, 그때는 잘 몰랐는데, 이번에 발리에 다녀오고 보니, 참 좋았던 곳 같다. 목재사우나도 있고, 바로 그 앞에 야외 냉수 자쿠지가 있다. 왔다갔다하며 피부를 좀 이완시킨 후 1시간 정도를 맛사지 받는다. 넓직히 트인 공간에서 (지붕은 있음)일렬로 쭉 누워 마사지를 받기에 그리 깨끗하다고도, 프라이버시가 보장된다고도 할 수 없지만 그야말로 자연과 교감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다. 약간의 태국식 꺽기도 있으므로 유의하셔야 한다^^. 총 2시간정도 소요되었으며, 5명쯤 같기에 가격은 네고해서 1인당 약 20$을 주었던 것 같다.

발리와 태국에서 각각 2곳에서 맛사지를 받았는데, (물론 가격과, 하는 사람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태국에서의 맛사지에 좀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6. 음식

패키지 일정 중에 중식 2회를 제외하고는 모든 식사가 포함되어 있었다. 마지막 날 같은 경우는 종일관광 스케쥴이었는데, 우리가 반나절 관광(목각마을, 은세공 마을 등)일정을 포기하고 호텔에서 쉬겠다고 하였다. 솔직히 ‘점심은 그러면 우리부담으로 먹어야겠구나’ 생각했는데, 가이드가 점심시간에 맞추어 호텔에 와서는 우리를 식당으로 데려갔다가 점심 마치고는 다시 호텔에 데려다 주었다. 그리고는 오후 4시30분쯤에 울르와뜨 절벽사원 관광을 위한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결과적으로 아쿠아 회원님들이 추천해주신 분위기 좋고 맛있는 레스토랑은 한번도 가보질 못하게 되어 아쉬운 점이 많지만 들려본 음식점들에 대해 간단히 느낀점을 말하고자 한다


모든 조식은 호텔 부페였으며, 마지막날 같은 경우는 도시락을 준비해주었다. 타호텔의 도식락 셋트들과 흘낏 비교를 해보니 부피면에서는 음료때문인지 일단 좀 크고, 내용은 거의 비슷한 듯.. 생수1병과 소프크드링크1병, 크로아상을 비롯한 빵 종류, 쨈 2종류, 과일 여러가지 등. 1인당 각각 쇼핑백 하나에 해당하는 엄청난(!) 물량인지라 2셋트는 그냥 공항에서 헤어지면서 가이드와 기사에게 드렸다.


중식
석식

2일차: 워터붐안에서의 현지식 부페 한일관

3일차: 무티아라 레스토랑(누사두아 갤러리아) 애마씨푸드

4일차: 아일랜드 익스플로러에서의 바베큐 화랑정 (하드락호텔 센터스테이지)

5일차: 앙사뿌티 디너쇼를 하는곳에서의 현지식 후쿠타로 6호점


워터붐내에서의 현지식 부페

현지식부페라고는 하지만 입맛에 안맞거나 그러지는 않다. 종류는 많지 않지만 야채샐러드나 과일, 스파게티, 밥, 그외 따뜻한 음식 (야채볶음, 고기종류)들이 있어 먹을만하다. 별로 당기는 음식이 없을 때 그저 밥에다 스파케티 소스 비벼먹는게 제일 속 편한듯.. 1인당 소프트 드링크 1병씩을 주는데 같이 간 일행이 많다면 처음에 다 받지 말고, 좀 시간이 지난 뒤 시원한 상태의 음료를 요청하는 것이 좋을 듯. 워터붐내에서의 공산품 물가는 엄청 비싸다. 바나나보트 제품 선크림 작은 것을 하나 샀는데, 120,000루피아 정도..
켁..

한일관

결혼식장 주변의 대형 음식점처럼 대규모인원을 수용할 수 있다. 서민적인 분위기지만, 그래도 지저분하거나 복잡하지 않다. 밑반찬도 꽤 여러가지 나오며 (오뎅조림, 감자조림, 나물무침, 새콤한 야채무침, 김치 등), 우리는 해물탕을 먹었는데 크지는 않지만 새우도 많이 들어있고 국물도 시원한 편이라 맛있게 먹었다.

무티아라 레스토랑

멜리아발리호텔에서 누사두아 갤러리아 쇼핑몰까지 다닌다는 무료 셔틀 버스를 타려고 했으나 30분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에 콜택시를 부탁했다. (우리가족은 기초체력부실로 허기가 지면 이성을 쉽게 잃는다. --+) 발리에 와서 처음 타보는 택시인지라 몇번이나 ‘미터택시가 맞느냐’며 확인을 했다. 그런데.. 타자마자 좌회전인가 한번 하더니 다 왔단다.. 켁.. 미터기에는 4,000이라고 되어있는데, 기본이 8,000루피아란다. 택시 왼쪽 문에 요금체계가 설명되어있는 스티커가 부착되어있다. 누사두아 갤러리아에 내리니 입구부터 각 레스토랑들의 호객행위가 심하다. 점심시간이 좀 지나서 그런건지 30% 할인을 해주겠다며 삐끼들이 말을 건넨다. 조금 더 들어가다 보니, “무티아라”라는 레스토랑이 있는데 사람들이 좀 많이 앉아있길래 길쪽에 있는 음식 메뉴판을 구경하였다. 종업원이 나오더니 50% 할인이란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맛있어서 사람이 많았다기 보다는, 할인율이 커서 많았던 것 같다.) 노천 카페식으로 되어있는데 우리는 햇볕과 별로 안친하므로 실내쪽으로 들어갔다. 해물나시고랭, 파인애플 나시고랭, 토마토 스파게티, 빈땅 small 1병, 스프라이트 1병등을 주문했다. 해물보다는 파인애플 나시고랭이 덜 느끼하고 우리 입맛에 더 잘 맞는 것 같다. 스파게티는 꽝.. 소스도 너무 부족하고, 우리나라 인스턴트스파게티보다도 더 못한 듯..

50% 할인이라더니, 무슨 호텔도 아니면서 ++을 붙여서 21% 다시 UP… 150,000루피아도 넘게 나왔다. 점심을 먹고나서 쭉 들러보니 누사두아 갤러리아에 있는 음식점들은 거의 비슷해보였다. 그냥 한끼 때우기엔 그럭저럭.. 어지간하면 꾸타쪽으로 진출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오는길에는 걸어왔는데, 거리는 얼마 안되지만 날이 더워, 모자/선글라스 필수!

애마씨푸드

씨푸드 특식이라고 해서 엄청 기대를 했건만.. 이번 일정중에 먹은 음식중에 제일 꽝..

게살스프부터 코스별로 여러가지 요리 (청경채 등의 야채볶음 요리, 새우 요리, 소고기 요리 등)가 나오는 등 구색은 갖추었건만 너무 짜서 도대체 젓가락을 댈 만한 요리가 없었다.
중국식당답게 그 규모면에서는 넓직한 대형식당이고 요리가 나올때마다 간단히 무슨 요리라고 알려주긴 한다. 개인적으로 차이가 있겠지만 혹시 짐바란 씨푸드나 다른 특별한 곳에서의 저녁식사를 계획하신다면, 일정중에 애마씨푸드레스토랑 짜여있는 날 가시라고 권하고 싶다. 거의 그대로 다 남겨진 음식을 보고 무지 속상했다.
짐바란쪽에 씨푸드 레스토랑을 갈까 하다가 어차피 씨푸드라고 하니 맛은 뭐 비슷하겠지 하고 그냥 갔는데,
후회막급…

화랑정

발리아가 스위스 벨 호텔안에 위치해있는 화랑정은 크지는 않지만 벽 한면 전체가 훈민정음으로 도배되어있다. (그거 훈민정음 맞지염? 졸업한지 넘 오래되서리..쩝..) Zen스타일의 차분하면서도 고상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고, 음식맛은 무척 만족스러웠다. 불고기를 주문하였는데, 사실 좀 걱정을 했었다. 지금까지 해외에 있는 한국음식점에서 먹었던 불고기는, (LA나 하와이 등) 하나같이 그 특유의 들쩍찌근하면서도, 뭐라 형언할 수는 없지만 공통의 이상한 맛이 있었기 때문이다. 호~~ 그런데 화랑정에서는 일단 1인용 개인그릇에 김치찌개가 각각 담겨져 나온다. 상당히 매콤한 수준이라 입맛을 확 돌게 만든다. 쌈은 상추나 깻잎은 아니고 배추가 쌈장과 같이 나온다. (쌈장은 솔직히 된장으로 만든것인지 발리 전통소스인지 잘 모르겠음.. 어째든 맛깔스러움)

불고기도 그렇게 달지 않고, 밑반찬으로 나오는 콩나물무침도 맛있다. 다른 테이블의 손님들은 된장찌개를 드시고 계셨는데, 뚝배기에 나오는 것이 아니고 전골스타일로 즉석에서 끓여가며 개인그릇에 덜어먹는 식이다. 전반적으로 정갈한 셋팅에 음식도 맛있어, 강추!!!


하드락호텔 센터스테이지

음주가무를 좋아하시는 부모님께 하드락호텔에 대해 주로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라이브밴드가 있는 유명한 곳이라고 말씀드렸더니 내심 가고싶은 눈치시다. 으… 램봉안섬에 다녀오느라 배를 3시간도 더 타서 피곤하실텐데, 화랑정에서 저녁드시고 호텔에 와서는 옷도 갈아입지 않고 스탠바이.. 켁…

나도 가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밤늦게 노인네 2분을 모시고 가자니 약간 부담스러웠는데… 젊은사람들만 많고 시끄러워서 재미없을거라고 말씀드려도 상관없다는 표정이시다..

흠.. 결국 9시 조금 넘어서 출발.. 호텔에서 미터택시 요청을 하면 2~3분내로 오는 것 같다. 멜리아발리에서 하드락까지는 35,000루피아가 나왔다. 그런데, 하드락 입구에서 기사분이 따라 내렸다. 막상 택시비를 드리려고 하니 누가 기사인지를 모르겠는거다. 내가 얼굴을 자세히 안보아서 그런지, 호텔보이인지 기사인지 내 옆에 2명이 서 있는데..

약간 머뭇거리다가 그 중 한사람에게 ‘너가 택시기사 맞지? 너에게 택시비를 주어야 하는거지? 미안하다.. 내가 약간 헷갈린다’ 그랬더니, 그 옆에 있던 사람 (나중에 호텔보이로 판명되었음!)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오, 내가 기사야~~ 그 돈 나에게 주면 돼’하면서 막 나서는 것이었다. 나의 어벙벙함으로 한바탕 웃고나서, 하드락 안으로 들어섰다.

자리가 없어 한 5분정도 서서 구경하던 우리는 다행히 뒤쪽에 좌석이 나서 앉을 수 있었다. 음료는 굳이 안시켜도 되는 분위기인데 우리는 그냥 빈땅 맥주를 시켰다. 안주없이 맥주만 먹기는 처음이라고 어머니가 난색을 표하셨으나 발리에 온 이상 발리법을 따라야한다고 그냥 모른척…(주위를 둘러보니 안주먹고 있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당) 라이브를 하고 있었는데 역시 멋졌다. 밤이 깊지가 않아서 그런지 분위기는 아직 그렇게 무르익은 것 같지 않았는데 우리테이블 앞을 왔다갔다하던 좀 어려보이는 서양남자애, 드디어 들고있던 맥주병 떨어뜨려서 박살.. 대걸레를 들고와서 그냥 쓱쓱 문지르는데.. 저 유리파편이 과연 다 잘 치워졌을까 궁금.. 사람 구경하느라 그런대로 재미있었고, 부모님은 그냥 한번 와봤다는데 의의를 두셨다… --+ 돌아올때도 하드락에 요청하면 미터택시를 불러주는데, 호텔보이가 우리가 탄 택시번호를 적는 것을 보니 안심이 되었다. 올때는 약간 돌아왔는지 40,000루피아.


by 쭈쭈봉 2006. 11. 22. 01:40